10-20 노인복지관 투명성 요구
사회복지 관련 시설은 대부분 민간위탁 방식에 의해 사회복지 법인이나 비영리 법인이 운영하고 있다. 그 수는 전국적으로 2만여 곳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대규모의 복지재벌을 잉태시켰고 지방정부와의 유착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복지운동 단체들은 민간 위탁방식이 사회복지의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민간 위탁방식이 지금까지 정부의 민영화 정책과 맞물려 대세인 점을 고려한다면, 단기적으로 민간위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관점에서 지역의 복지운동 단체들은 최근 대구 달서구청이 발표한 노인종합복지관 위탁 선정기준이 객관성을 잃었음을 지적했고, 달서구청은 애초 10월5일로 잡은 심사를 11월로 연기하기에 이르렀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달서구 지역사회 기여도다. 달서구에서 한 복지사업 실적이 없으면 이 항목에 대해 가장 낮은 배점을 받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노인종합복지관 이외의 다른 사업을 달서구에서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순수 자체 부담으로. 현재 달서구에서 순수 자체 부담으로 복지사업을 펼치는 법인이 없다. 따라서 지역사회기여도 항목은 이미 달서구에서 위탁받아 복지사업을 펼치는 몇몇 법인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노골적인 특정 법인 편들기다. 이 항목은 달서구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대구 지역이나 노인복지 사업에 대한 기여도로 수정·확대되어야 한다.
둘째로, 민간위탁에 참여하는 법인은 운영비의 일부를 자체 부담하겠다는 약속을 한다. 상식적으로 수익사업이나 출자금이 없는 대다수의 법인이 산하시설을 지원하는 사실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그러나 대다수 법인들은 마치 법인에서 산하 복지시설을 지원하고 있는 것처럼 회계장부를 조작해 왔다. 대표적인 경우가 후원금이다. 후원금은 사업비나 지정된 용도외로 쓸 수 없지만 불법으로 산하시설 운영비로 지원해 왔다. 또한 공사비, 행사비, 판공비, 급식비 등에서도 회계처리를 변칙으로 해 왔다. 이를 통해 일부 법인은 산하시설을 지원하는 것처럼 장부를 조작했다. 문제는 달서구청이 자체 부담 능력을 판단하고 조달 가능 여부를 확인할 전문적, 기술적 방안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복지운동 단체들은 사회복지 시설 위탁 및 재위탁에 관한 자치단체의 조례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민간위탁은 기초자치단체의 조례인 ‘행정사무에 관한 민간위탁 조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나, 청소나 쓰레기 수거, 도로관리와 같은 단순 사무와 달리 사회복지 시설의 위탁은 전문성과 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과거의 민간위탁 방식에서 탈피해 좀더 분명하게 사회복지 시설의 위탁 및 재위탁에 관한 조례를 명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심사기준과 배점기준 등을 공개하고 필요에 따라 현장실사나 면접을 할 수 있도록 심사위원회의 기능과 책임성을 높일 것을 주장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청은 노인종합복지관 위탁 연기 결정을 어렵게 내렸다. 그러나 3주가 지난 지금도 달서구청은 시민사회의 여론을 수렴하기는커녕 공개토론회 제안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달서구청은 시민사회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여 연기한 취지를 충분히 살리기를 기대한다.
[한겨레 사설·칼럼 왜냐면]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국장
2004-10-25 09:41: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