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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할머니들 '어찌하오리까'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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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할머니들 '어찌하오리까'


할머니들 '어찌하오리까'

보증금 800만원 월세 5만원의 지하단칸방에 혼자 살고 있는 김순희(가명·71·서울 마포구)씨는 20여년 전 남편이 집을 나간 뒤 혼자 외아들을 키우며 살아왔다.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그는 주로 야채장사, 파출부, 취로사업 등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분가한 아들이 전혀 경제적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4년전부터 일손을 놓고 있다. 의사가 뇌졸중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 데다 위장장애 및 백내장까지 겹쳐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활보호대상자 지원금과 경로연금 등 한달 평균 정부로부터 월평균 30~35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월세와 월10만원에 이르는 병원비, 식비 등을 대기에는 빠듯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말 현재 우리나라 65살 이상 고령인구는 330여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3%다. 이 중 여성 노인의 비율은 62%다. 특히 70살 이상의 노인 중 여성 인구는 남성의 2배에 이르고 있으며 70살 이상 독거 노인의 86%가 여성이다. 고령화 사회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7.4살 높은 79.5살이기 때문에 ‘노인문제=여성문제’라는 관점으로 여성 노인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토론회 ‘여성노인의 사회참여 실태와 대책’에서 한국여성개발원 김종숙 연구위원은 9월 한달동안 전국 55살 이상 여성 노인 6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사회참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 경제활동에 참가하고 있었고, 이들의 한달 평균 수입정도는 50만원 이하가 48%로 가장 높았으며 100만원 이하가 72%에 달했다. 65%가 ‘돈이 필요해서’ 일을 하고 있었으며 경제활동을 중단한 이유는 ‘건강상의 이유’가 60%로 가장 높았다. 현재 일을 하고 있지 않는 여성 노인의 25%는 ‘일자리가 없어서’ 28%는 ‘건강이 좋지 않아서’였다. 취업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나이 때문에’(62%)와 ‘할만한 일이 없어서’(10%)라고 답했다. 한편, 응답자의 80% 이상이 고령자취업알선센터나 노인공동작업장 등 노인취업 프로그램을 알지 못하는 반면, 취로사업이나 노인복지관 등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지난 15일 여성부가 주관한 ‘고령사회 대비 여성노인정책 수립방안’ 토론회에서 ‘여성노인의 생활실태 및 문제점’을 발제한 한국여성개발원 장혜경 연구위원은 여성노인의 경제적 상황과 건강을 남성 노인과 비교해 발표했다. 지난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중 여성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1.8%로 남성 노인에 비해 2배가 높다. 여성노인 취업자 중 60%가 일용직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또 여성노인이 남성보다 만성질환 유병율이 15% 정도 높은데다 특히 65살 이상 남성노인의 치매 환자는 3.7%인데 반해 여성노인 중 치매 환자는 10.9%로 3배 높게 나타났다. 장혜경 연구위원은 노인 수발자의 74%가 대부분이 며느리와 딸 등인데다 이들이 노인 수발로 인해 취업을 중단하거나 기회를 상실한 경험을 들어 이들 여성들이 또 노인이 됐을 때 경제적 문제가 악순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개발원 박영란 연구위원은 노인보건복지정책에서 성인지적 통계 구축과 프로그램 분석이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금까지 노인보건복지정책이 남녀를 분리하지 않고 통계자료를 만들고 프로그램을 실시함으로써 여성노인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연금과 경로연금 등 사회보장제도부터 고용, 건강증진, 평생교육, 사회단체활동지원 등의 프로그램이 ‘여성’의 특수한 사회적· 생리적 맥락을 반영할 것을 주장했다.


노후대책 미리미리

지난해 한국여성개발원의 조사에선 남성의 약 60%가 노후준비를 하고 있는 반면 여성은 약 30%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활동 및 경제활동 경험이 적어 구체적인 준비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중년기부터 준비할 수 있는 노후대책을 알아보자.

노후 삶을 주체적으로 인식한다=노년기는 길어지고 있지만, 자녀들은 부모 부양을 당연한 의무로 생각하지 않는 데다 사회적 복지시스템이 견고하지 않은 상태다. 노후 삶을 자녀의 부양이나 남편의 경제력 등으로 보낼 수 있는 시기로 맞이한다면 예상치 않은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노년을 인생의 ‘편안한 말년’이 아닌 중요한 시기로 계획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겠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새로운 가족관계 형성에 노력한다=노년기에도 자녀 중심 가족관에 머무른다면 지나친 의존성이나 서운한 감정으로 인해 자녀와의 관계를 그르칠 수 있다. 40~50대부터 부부 중심 가족관계를 형성하고 남편과의 사별을 대비해 친구·친지 등 사회적 관계망도 튼튼하게 만들어 둔다.

경제적 자립을 마련한다=40대부터 구체적인 재원마련방법을 정해 노후대책자금을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경제적 독립은 노년기 자신감의 근간이 될 수도 있고, 자녀와의 관계도 더욱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건강은 스스로 챙긴다=중년기부터 자신만의 건강 운동을 하나씩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년이 되면 하루 30분~1시간씩 가벼운 운동을 하되 무리한 운동은 피한다. 특이체질이거나 질병이 있다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운동을 하며 운동 뒤에는 꼭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다양한 취미·여가활동을 가진다=사교활동이나 문화활동 등은 노년기의 생활만족도를 높이고 컴퓨터 등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면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 노인복지센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친구도 만들고 정보도 나누는데 도움이 된다. (한겨레 신문 2002-11-24 김아리 기자 ari@hani.co.kr)

2002-11-25 10: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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