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러티브는 상담과 치유ㆍ치료에서 소통의 기본 질료로서 사용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내러티브 그 자체의 체계적인 치유적 활용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치료 혹은 내러티브 테라피에서 핵심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렇게 내러티브가 치유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근거를 인지과학의 관점에서 고찰해보고자 한다. 그래서 인지과학의 분과학문들인 뇌과학, 인공지능학, 인지철학, 인지심리학, 인지언어학, 인지서사학 등의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내러티브를 살펴보게 될 것이다. 우선 뇌과학적으로 보면 내러티브는 삶과의 구조적 유사성으로 인해 ‘체화된 인지’ 개념의 핵심 요소이다. 또한 우리의 뇌에는 거울뉴런이 있어서 내러티브가 공감과 미메시스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인지심리학적으로는 마크 터너에 의하면 내러티브는 마음의 기본 원리이다. 마음이 구성되는 기본원리가 내러티브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인지철학에서도 로이드에 의하면 내러티브는 마음을 구성하는 세 층위 중에서 두 번째 층위로서 사고의 일차적인 패턴으로 간주된다. 한편 내러티브의 이런 성격은 진화심리학적으로도 인간에게 아주 중요하다. 내러티브가 기억의 부담을 줄여주고 관심을 인간중심적으로 이끌어주며, 인간이 상상하고 시나리오를 짜서 연습하는 과정에서 하등동물을 능가하는 존재로 진화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인지인어학자 레이코프와 인지철학자 존슨에 의하면 우리 인간의 사고 개념은 은유적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은유는 넓은 의미의 은유로서 내러티브나 문학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내러티브가 이렇게 마음을 구성하는 기본원리로서 작용한다면, 마음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마음을 치유하는 데에도 내러티브를 치유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치료에서는 우리 인간이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견지하며 외부와 내부의 문제들을 이야기로써 해결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여기서 우리 마음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그 마음을 지배하는 지배적 스토리에 문제가 생겼고, 이런 스토리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인지프레임에도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때 그러한 이야기 혹은 스토리로 된 인지 프레임을 치유적으로 변경함으로써 심리적 문제에 물든 인지구조를 바꿔서 새롭게 치유된 인지구조를 가지게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내러티브로써 인간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근거들을 인지과학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